코로나19 팬데믹은 한국 영화산업에 큰 타격을 주었고, 극장 산업뿐만 아니라 영화 제작, 배급, 소비 패턴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2024년 현재, 한국 영화시장은 팬데믹의 충격을 완전히 극복했을까? 극장 관객 수 회복, OTT 플랫폼의 성장, 영화 제작 방식의 변화 등을 중심으로 한국 영화산업의 현재 상황과 미래 전망을 살펴본다.
극장 관객 수 회복, 아직 갈 길이 멀다
코로나19로 인해 극장은 장기간 운영을 중단하거나 제한적인 좌석 판매를 해야 했다. 이로 인해 한국 영화시장은 2020년부터 급격한 침체기를 맞이했다. 특히, 2019년 2억 2천만 명에 달했던 연간 극장 관객 수는 2020년 5천만 명 수준으로 급감하며 큰 타격을 입었다.
2023년부터 극장 관객 수가 다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했다. 2024년 초반 기준으로 연간 관객 수는 1억 5천만 명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2019년에 비해 약 70% 수준이다.
극장 관객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OTT 플랫폼의 확산이다. 넷플릭스, 디즈니+, 티빙 등 다양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팬데믹 기간 동안 급격히 성장하면서 관객들은 극장 대신 집에서 영화를 소비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또한, 영화관의 티켓 가격 인상도 관객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장만의 경험을 원하는 관객층은 여전히 존재하며, 특히 블록버스터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큰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3년 개봉한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같은 대작 영화들은 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다시 불러들이는 데 성공했다.
OTT 플랫폼의 성장과 영화산업의 변화
코로나19 이후 가장 큰 변화를 보인 분야 중 하나는 OTT 시장이다. 팬데믹 기간 동안 극장 개봉이 어려워지자 많은 영화들이 OTT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었고, 이는 새로운 소비 패턴을 만들어냈다.
넷플릭스를 비롯해 디즈니+, 웨이브, 티빙과 같은 국내외 플랫폼들이 경쟁적으로 한국 영화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극장 개봉 없이도 높은 수익을 올리는 사례가 늘어났다. 2023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길복순’이나 디즈니+의 ‘카지노’ 같은 작품들이 큰 화제를 모았고, 이는 OTT가 영화산업에서 중요한 배급 채널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영화 제작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OTT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제작이 활발해지면서, 전통적인 극장 개봉을 염두에 둔 영화와 OTT용 영화의 제작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OTT용 영화는 상대적으로 빠른 제작 일정과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스토리텔링을 갖추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OTT 시장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극장에서 개봉하는 영화가 가지는 문화적·산업적 가치는 여전히 크다. 이에 따라 많은 영화사들은 극장과 OTT 동시 개봉 전략을 활용하거나, OTT 독점 공개를 결정하는 등 새로운 배급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 영화산업의 미래, 극복할 과제는?
2024년 현재, 한국 영화시장은 팬데믹의 영향을 점차 극복해 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1. 극장과 OTT의 공존 전략 마련
극장과 OTT는 경쟁 관계라기보다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 현재 일부 영화들은 극장 개봉 후 빠르게 OTT로 전환하는 전략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모델이 더욱 정교하게 발전할 필요가 있다.
2. 제작비 상승 문제 해결
코로나 이후 영화 제작비가 크게 상승했다. 배우들의 개런티 인상, 촬영 환경 변화 등으로 인해 제작비 부담이 커지면서, 대형 영화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독립영화나 중저예산 영화의 제작이 위축되지 않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3. 해외 시장 공략 강화
한국 영화는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해외 관객들에게도 많이 노출되고 있다. 2020년 ‘기생충’의 성공 이후 한국 영화에 대한 해외 시장의 관심이 높아졌고, ‘범죄도시’ 시리즈처럼 해외에서도 흥행하는 작품이 등장하고 있다. 앞으로는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기획과 마케팅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4. 관객 유인 전략 개선
극장이 다시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관람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4DX, IMAX 등 특별관 상영을 강화하거나, 관객 참여형 이벤트를 확대하는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
2024년 한국 영화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충격에서 점차 회복하고 있지만,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다. 극장 관객 수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OTT 플랫폼의 성장과 함께 영화산업의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이제 한국 영화산업은 극장과 OTT의 균형을 찾고, 제작비 상승 문제를 해결하며,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등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앞으로의 방향성이 어떻게 설정되느냐에 따라 한국 영화산업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