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 영화산업에 거대한 변화를 가져왔다. 한국 영화시장뿐만 아니라 헐리우드, 유럽, 일본 등 주요 국가의 영화산업도 극장 폐쇄와 개봉 연기,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확대 등으로 큰 변화를 경험했다. 한국과 해외 영화시장 모두 팬데믹을 겪으며 새로운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했으며, 그 과정에서 각국의 영화산업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적응해 나갔다. 그렇다면 한국과 해외 영화시장은 코로나 이후 어떤 차이점을 보이며 변화했을까?
한국 영화시장, 극장에서 OTT로 무게중심 이동
코로나19 발생 직후 한국 영화산업은 극심한 침체기를 겪었다. 극장 폐쇄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관객 수가 급격히 감소했고, 대형 배급사들은 개봉을 연기하거나 OTT 플랫폼을 통한 직행 배급을 선택해야 했다.
1. 극장 관객 수 감소와 회복
2020년 한국 극장 관객 수는 5년 전 대비 70% 이상 감소했다.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국내 주요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은 운영 적자를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2022년 이후 거리두기 완화와 함께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였다. 2023년에는 1억 2천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다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 OTT 시장 확대와 변화
코로나 이후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OTT 플랫폼의 급성장이다.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디즈니+ 등 다양한 플랫폼이 경쟁하며, 한국 영화 제작자들도 극장 개봉보다 OTT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승리호>, <서울대작전>과 같은 대작 영화들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며 성공적인 반응을 얻었다.
3. 영화 제작 방식 변화
제작 방식에서도 큰 변화가 나타났다. 대규모 촬영보다는 CG(컴퓨터 그래픽) 활용이 증가했고, 팬데믹 상황에서도 촬영이 가능하도록 스튜디오 제작 환경이 개선되었다. 또한 글로벌 OTT 시장을 겨냥한 한국 콘텐츠 제작이 활발해지면서, 한국 영화의 글로벌 경쟁력도 높아졌다.
해외 영화시장, 헐리우드와 일본의 대응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 영화산업도 팬데믹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헐리우드, 일본,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위기를 극복하려 했다.
1. 헐리우드의 OTT 전환 가속화
미국 헐리우드는 한국보다 더 빠르게 OTT 중심으로 전환했다. 디즈니, 워너브라더스, 유니버설 등 대형 스튜디오들은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디즈니+, HBO Max 등의 자사 OTT 플랫폼에서 영화를 독점 공개하는 전략을 취했다. <블랙 위도우>, <원더 우먼 1984> 등은 극장과 OTT에서 동시 개봉하는 방식을 택했으며, 이는 극장 산업에 큰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2023년 이후 극장 산업이 다시 살아나면서 헐리우드 스튜디오들은 극장 개봉을 우선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 OTT에 공개하는 전략으로 회귀하는 모습도 보인다.
2. 일본 영화산업의 극장 중심 유지
일본의 경우 한국 및 헐리우드와는 다르게 여전히 극장 중심의 산업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 영화 시장은 전통적으로 극장 관람 문화가 강하며, OTT 시장의 확장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다. 이에 따라 일본 영화 제작사들은 코로나 이후에도 극장 개봉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실제로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과 같은 작품은 팬데믹 기간에도 극장에서 엄청난 흥행을 기록했다.
3. 유럽 영화산업의 다양화 전략
유럽의 경우 각국의 정책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독립영화 및 예술영화를 중심으로 OTT와 극장을 병행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프랑스와 독일은 극장 중심의 개봉 전략을 유지한 반면, 영국과 스페인은 넷플릭스 및 아마존 프라임과 협력하여 온라인 개봉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한국과 해외 영화산업, 미래 전망은?
코로나 이후 영화산업은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팬데믹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1. 한국 영화, 글로벌 시장 진출 가속화
한국 영화산업은 OTT 시장의 성장과 함께 글로벌 진출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오징어 게임>과 <지옥> 같은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성공하면서, 한국 영화 제작사들도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앞으로는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디즈니+, 아마존 프라임, 애플TV+ 등 다양한 글로벌 OTT와 협업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 극장과 OTT의 공존
코로나 이후 극장의 역할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새로운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헐리우드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는 여전히 극장 개봉을 우선시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으며, 한국 영화도 대작 중심으로 극장 개봉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중소 규모 영화나 독립영화는 OTT 플랫폼을 주요 배급 채널로 활용하는 방식이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3. 영화 제작 방식의 변화
기술 발전과 팬데믹을 거치며 영화 제작 방식도 달라졌다. 가상 촬영 기술(버추얼 프로덕션)이 점점 확대되면서, 배우와 제작진의 이동을 최소화하고 안전하게 촬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또한, AI를 활용한 후반 작업 및 CG 제작 기술도 점점 더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결론
코로나 이후 한국과 해외 영화시장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적응하고 변화해 왔다. 한국은 OTT 시장을 적극 활용하며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했고, 헐리우드는 OTT 중심에서 다시 극장 개봉으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일본은 여전히 극장 중심의 시장을 유지하며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앞으로 영화산업은 극장과 OTT가 공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며, 제작 기술의 발전과 새로운 유통 방식이 결합된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영화가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키워나갈 수 있을지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