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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들이 말하는 코로나 이후 시장 변화

by 아이소빈 2025.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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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시대 영화관 풍경

코로나 팬데믹은 한국 영화산업에 예상치 못한 변화를 가져왔다. 극장 폐쇄와 관객 감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의 급성장, 제작 환경 변화 등 영화산업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변화를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영화인들은 어떤 이야기를 할까? 감독, 배우, 제작자, 투자자 등 다양한 영화 관계자들의 시각을 통해 코로나 이후 한국 영화 시장의 변화를 살펴본다.

감독들이 말하는 제작 방식 변화

코로나 이후 영화 제작 방식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과거에는 극장 개봉을 전제로 영화를 기획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OTT와 극장을 병행하는 방식이 일반화되었다. 특히 넷플릭스, 디즈니+, 티빙, 웨이브 등 OTT 플랫폼이 적극적으로 한국 영화에 투자하면서, 감독들의 작품 기획 방향도 달라지고 있다.

김용화 감독(신과 함께 시리즈)은 한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관객 동원 숫자가 가장 중요한 성공 기준이었지만,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얼마나 많은 시청자에게 도달하느냐가 중요한 요소가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OTT가 영화 제작의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극장 개봉을 전제로 한 전통적인 영화 제작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훈정 감독(마녀, 낙원의 밤) 또한 “OTT 플랫폼이 없었다면 실험적인 작품을 만들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OTT가 창작자들에게 더 많은 자유를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반대로 OTT 환경에서는 영화가 너무 빨리 소비되는 경향이 있어 작품성이 오래 기억되지 않는 점도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결국, 감독들은 코로나 이후 영화 제작 환경이 기존 극장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대되면서 새로운 기회를 얻었지만, 동시에 작품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고 입을 모은다.

배우들이 말하는 영화 시장 변화

코로나 이후 배우들의 입장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다. 과거에는 극장 개봉작이 배우들의 인지도 상승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OTT 작품도 배우들의 커리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전여빈 배우(낙원의 밤, 글리치)는 “OTT 플랫폼에서 작품이 공개되면서 해외 팬들이 늘어나는 것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지옥이나 오징어 게임 같은 작품은 한국 배우들을 글로벌 스타로 만들기도 했다.

송강호 배우는 “코로나 이후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이 특별한 경험이 되었다”면서, “관객과 배우가 함께 호흡하는 극장의 가치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OTT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는 경험이 주는 감동은 여전히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배우들은 작품 선택 기준도 달라졌다고 말한다. 팬데믹 이전에는 박스오피스 흥행을 최우선으로 고려했지만,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작품인지, OTT 플랫폼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하게 됐다고 한다.

제작자와 투자자들이 보는 영화 산업의 미래

영화 제작자와 투자자들은 팬데믹 이후 더욱 신중해진 경향이 있다. 과거에는 스타 배우와 유명 감독이 참여하면 비교적 쉽게 투자를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영화의 글로벌 경쟁력과 수익성을 더욱 철저히 검토하는 분위기다.

CJ ENM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영화 한 편을 기획할 때 극장뿐만 아니라 OTT 배급 가능성까지 고려하는 것이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시장만을 겨냥한 영화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콘텐츠가 투자받기 쉬워졌다”고 덧붙였다.

제작자들은 또한 팬데믹 이후 영화 제작 비용이 증가했다는 점을 언급한다. 코로나로 인해 촬영 현장에서 방역 조치가 필수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제작비가 상승했고, 해외 촬영이 어려워지면서 국내에서 대체 촬영을 진행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투자자들은 이제 특정 장르에 더욱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가 지옥, 오징어 게임 등 한국식 장르물을 성공시키면서, 한국 영화 시장에서도 스릴러, 범죄, SF 같은 장르물이 더욱 각광받고 있다. 반면, 전통적인 멜로나 드라마 장르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추세다.

결론

코로나 이후 한국 영화 시장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감독들은 OTT 시대에 맞춰 제작 방식을 바꾸고 있으며, 배우들은 극장 개봉뿐만 아니라 글로벌 OTT 시장까지 고려하며 작품을 선택하고 있다. 제작자와 투자자들은 한국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콘텐츠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이제 한국 영화산업은 극장과 OTT의 균형을 맞추고, 변화하는 관객들의 시청 패턴에 맞는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발전할 수 있다면, 한국 영화는 앞으로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강력한 콘텐츠 산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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